[넷플릭스] 늑대의 어둠 ( Hold the Dark 2018)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가을에 창백하고 어두운 넷플릭스 오리지날 영화가 올라왔습니다.
방안에 불을 다 끄고 영화를 보다보니 몸이 으스스하네요. 이제 반바지는 집어넣어야 겠습니다.

                                                       

1. 이야기

늑대 사냥의 전문가인 러셀 코어는 알라스카에서 부쳐진 편지 한 통을 받습니다. 늑대의 습격으로 아들을 잃은 메도라 슬로언이란 여성의 자식을 죽인 늑대를 사냥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러셀 코어가 늑대를 찾아다니는 동안 메도라는 행방불명이 됩니다. 전쟁터에 나가 싸우고 있는 메도라의 남편 버논은 부상을 입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러셀과 버논은 각자 메도라를 찾아 나섭니다.

                                                       

2. 러셀


늑대전문가인 러셀은 나이들은 노인입니다. 알라스카의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딸도 만날겸 메도라를 돕기 위해 와 끔찍한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노쇠한 그는 알라스카의 매서운 추위에 감기까지 걸려 몸상태가 말이 아닙니다.

메도라의 안타까운 사연에 가슴아파하지만 늑대애게 자식을 죽인 복수를 돕는 일에는 맘이 내키지 않습니다. 생명이 다른 생명을 잡아 먹는 건 자연이 가지고 있는 순리이기 때문입니다.

러셀과 메도라 앞으로 순록을 사냥해서 그 사체를 실은 차량이 지나갑니다. 짐승이 사람을 죽인 것과 사람이 짐승을 사냥하는 거에 대한 비교를 은은하게 표현해 주는 장면이라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러셀은 늑대를 사냥하기 위해 산으로 향합니다. 늑대들의 서식지로 의심되는 곳을 찾게되고 그 부근에서 늑대들을 발견합니다. 늑대들은 짐승의 사체를 먹고 있습니다.

이후에 러셀은 늑대들이 무엇을 먹고 있는 지, 그 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에 대해 말합니다. 그 대사들은 영화 마지막 메도라와 그녀의 남편 버논의 행동들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3. 메도라 슬로운


메도라는 뭔가 나사가 빠져 있어 보입니다. 자식을 잃은 어머니이니 처음엔 그리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옆집 아주머니는 러셀에게 그녀가 악령에 씌였으니 돌아가라 합니다. 한밤중 메도라는 러셀의 손을 어루만집니다.

이윽고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고 메도라는 행방이 묘연해 집니다.

버논은 메도라의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맹새했지만 그는 전쟁터에 파병을 나가 있습니다. 혼자서 아이를 키우며 외로움을 달래는 그녀는 버논을 원망합니다. 메도라는 남편이 집으로 돌아와주길 바라지만 방법이 없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나서 어쩌면 이 모든 사건의 시작은 그녀의 외로움과 불안때문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메도라의 바램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4. 버논 슬로운


전쟁터에서 돌아온 메도라의 남편 버논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 수가 없습니다. 죽은 아들을 향해 울음을 터트릴 때를 제외하곤 그는 혼돈 그 자체입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안톤 시거처럼 버논 역시 다음 행동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가 있으면 저절로 숨을 죽이며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버논은 늑대가면을 씁니다. 그 가면을 쓰는 순간 버논은 그전과는 다른 존재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가면을 쓰기 전에는 복수만을 생각하는 사람이었지만 가면을 쓴 이후에 그는 자연 속의 한마리 늑대가 된 것입니다.

5. 늑대들

늑대전문가 러셀은 광활한 숲속에서 메도라를 찾아 나섭니다. 동물을 추적하는 데 프로라지만 그녀의 흔적을 찾아 추적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에겐 짚이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러셀은 메도라와 버논을 마주하게 됩니다.

러셀이 어떻게 그들을 찾을 수 있었을까 생각하던 중 버논이 말합니다

당신이 우리를 발견했잖아요

그들을 찾을 수 있는 이는 늑대전문가인 러셀뿐일 것입니다.

6. 감상평

시릴만큼 추워보이는 회색빛깔 알라스카의 풍광이 제 눈을 시원하게 해 주어 좋았습니다. 주의깊게 보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대사들을 곱씹어보면서 생각해 볼 여지를 준 점도 즐거웠습니다. 스스로 늑대가 되어 버린 사람의 이야기인 늑대의 어둠은 오랜만에 만족스럽게 본 넷플릭스 오리지날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영화의 분위기와 이야기를 맛보기 위해 우선 예고편을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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