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게이먼
[아마존] 아메리칸 갓 시즌1 (American Gods Season1 , 2017)
매달 넷플릭스에서 쏟아지는 컨텐츠의 반에 반도 소화하지 못하면서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새로운 신작이 올라와도 예전만큼 기대감이 사라진 참에 아마존 프라임의 컨텐츠에서 강한 흥미가 생겼습니다.
사실 그전부터 아마존 프라임의 오리지날 작품을 보고 싶은 맘이 굴뚝같았지만 미흡한 한글자막 서비스로 입맛만 다시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부쩍 한글자막이 많아졌다는 말에 마음이 동했습니다. 게다가 프로모션 중인지 가입 후 첫 6개월간 한달에 2.99달러 이후엔 5.99달러의 요금이라 매력적이었습니다.
프라임에 가입하자마자 오랫동안 보고싶었던 아메리칸 갓 시청을 시작했습니다.
1. 줄거리
2017년 런칭한 아메리칸 갓은 닐 게이먼의 원작소설을 각색한 드라마입니다. 국내엔 신들의 전쟁이란 타이틀로 두권으로 분권되어 출간되어 있습니다. 드라마를 다 보고 나니 원작 소설도 꼭 읽고 싶어졌습니다.
유튜브에서 닐 게이먼이 직접 아메리칸 갓에 대한 소개영상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게이먼은 아메리칸 갓은 이민자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합니다. 과거에도 지금도 수많은 나라에서 사람들이 미국으로 건너오고 있습니다. 이들 모두는 자신들의 고향에서 들었던 이야기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들을 후손들에게 전해 들려주면서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 바로 신들이 미국이란 땅에 뿌리내리게 됩니다.
편의상 이들은 과거의 신들이라 부르겠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미국에 새로운 신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이들은 특정 민족,국가에서 기대지 않습니다. 새로운 신들은 혁명에 가까운 기술의 발전으로 태어납니다.
아메리칸 갓은 과거의 신들과 새로운 신들의 전쟁을 이야기합니다.
2. 오프닝
이 드라마의 오프닝은 이 드라마의 주제를 기가막힌 비주얼로 표현합니다. 과거의 신들을 이 시대의 기술과 접목시킨 오프닝 영상에서 여러 신들의 모습과 상징을 볼 수 있습니다.
인문학적 소양이 미천한 관계로 등장하는 신들에 대한 파악은 힘들었습니다. 워낙에 빠르게 장면들이 지나가기도 합니다. 관심이 있는 분들은 유튜브, 위키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메리칸 갓은 드라마의 감상도 즐겁지만 그 안에 숨어있는 신들에 대해 직접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란 말은 이 드라마에 가장 적합한 속담입니다.
3. 새로운 신 (NEW GOD)
매 에피소드마다 여러 신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주로 과거의 신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신들의 이름이 무엇인지 굳이 알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만약 알아야 한다면 연출자들이 친절하게 알려주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디에도 이들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습니다.
유튜브, 구글을 이용하면 알 수 있지만 꼭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름보다는 이 신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누구의 숭배를 받는 지를 파악하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과거의 신들은 저마다의 역할이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다산과 풍요를 가져다 주고, 겨울이 지난 후 새 생명들이 태동하게 해 줍니다. 대장간에서 무기와 곡괭이를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저 옛날 옛적엔 어느 민족에게나 이와 같은 신들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신들이 맡은 바 역할을 잘 실행해 주어 자신들에게 이로움을 주길 기도했습니다.
지구의 모든 지역에서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서로 다른 이름의 신들이 있기에 드라마에 나오는 신의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신은 다릅니다.
과거의 신과 다르게 새로운 신은 닐 게이먼이 창조한 신입니다. 기존에 신들의 전쟁이란 소재의 작품들과의 차별성은 바로 이 새로운 신입니다.
원작소설을 읽지 않아 드라마를 기준으로 총 세명의 신이 등장합니다.
작품을 보시면 느끼시겠지만 과거의 신들이 이 새로운 신들을 이길 확률은 0%에 가깝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아메리칸 갓의 신들은 저마다의 능력치가 있습니다. 드래곤볼의 스카우터처럼 단순 수치로 나오는 건 아닙니다.
이 작품에서 신들은 자신의 추종자의 수에 비례하여 힘을 얻습니다.
과거의 신들은 사실 새로운 신들에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이길 승산이 없음에도 과거의 신들은 새로운 신들에게 도전을 합니다. 우린 늘 언더독에 열광합니다.
4. 웬즈데이
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웬즈데이, 수요일입니다. 에피소드 곳곳에 그가 누구인지 힌트가 숨어있지만 굳이 먼저 찾아볼 필요는 없습니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웅장하고 고결하게 웬즈데이는 당당하게 자신의 이름을 선언합니다.
웬즈데이는 새로운 신들과 전쟁을 벌이기 위해 과거의 신들을 설득하러 다닙니다. 평범한 인간 쉐도우 문을 자신의 수하로 두고 미국 각지를 돌아다닙니다.
웬즈데이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믿기를 거부하는) 쉐도우 문이 다시 무언가를 믿을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자신의 눈앞에 벌어지는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이 주어져도 쉐도우 문은 쉽게 문을 열지 않습니다.
아메리칸 갓은 어쩌면 신앙을 혹은 믿는다는 것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다시 이를 찾아가는 여정일 수 있습니다.
5. 에피소드 7편
아메리칸 갓 시즌1은 한시간 분량의 에피소드 8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신들간의 전쟁이라는 거대한 스케일을 담아내기엔 8편이 몹시나 빈약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게다가 매 편다마 10여분간 단편영화처럼 과거의 신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져 본편의 이야기는 더욱 짧아지니 속이 탔습니다.
그중에서도 에피소드 7편은 보는 이에 따라 울화통이 터질 수 있습니다. 7편은 1시즌 전체에서 가장 이질적인 에피소드입니다. 스토리상 아예 빠져버려도 이야기의 흐름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7편은 어느 한 소녀의 동화같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려서 들었던 이야기 속 주인공 요정,벤시 그리고 레프리콘을 정말로 믿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소설 토지의 서희처럼 그녀의 인생은 순탄치 않았지만 힘들 때마다 그녀에겐 동화속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굴곡깊은 그녀의 인생 이야기의 마지막엔 가슴 한켠에 뭉클함이 가득했습니다
해외의 7편 감상기를 보니 메인 스토리와 동떨어진 이야기에 한시간을 할애한 이 에피소드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는 걸 알았습니다.
하지만 전 이 7편이 가장 좋았습니다. 마치 한편의 동화책을 읽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어른이 된 지도 한참이 흘렀지만 옜날 동화책을 읽고 즐거워했던 기분이 다시 들어 몹시나 마음이 묘했습니다.
만약 보신다면 7편을 건너띄고 8편을 본 후에 7편을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에필로그식으로 7편을 본다면 더 많은 분들의 마음에 흐믓한 미소가 머물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6. 감상평
국내에서 아마존 프라임 가입을 권유하기엔 아직은 조심스러운 단계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첫 가입 시 일주일 무료 트라이얼 기간이 있으니 그 기간을 이용해 볼 작품으로는 아메리칸 갓을 추천합니다.
예고편 두편을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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