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2일
[넷플릭스] 7월 22일 ( July 22 , 2018)
넷플릭스 오리지날 작품 7월22일은 2011년 노르웨이에서 벌어진 테러를 그린 영화입니다.
감독은 제이슨 본 시리즈로 유명한 폴 그린그래스입니다. 이 작품은 올해 9월 베니스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었습니다.
1. 2011년 7월 22일
7월22일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는 아침 정부청사에 폭탄테러를 일으킵니다. 경찰 유니폼을 입고있던 그는 이후 오슬로에서 멀지 않은 우퇴위아섬에 도착합니다. 그곳에선 청소년들이 캠프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브레이비크는 무차별로 학생들을 학살합니다. 현장에서 브레이비크는 경찰에 체포됩니다.
이 테러로 77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습니다.
2. 초반 30여분
영화는 7월21일 테러범 브레이비크가 테러를 준비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이후부터 약 30여분은 7월 22일의 사건들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무고한 사람들이 테러에 의해 사망했기에 영화는 다큐멘터리와 같이 차분하고 살벌하게 연출되었습니다. 브레이비크가 우퇴이아 섬에서 학살을 벌이는 장면에선 마치 저도 그 현장에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브레이비크가 바위 뒤에 숨은 학생들을 찾으러 다가갈때는 저도 함께 숨을 멈추기도 했습니다.
마침내 브레이비크가 체포되고 나자 그동안 움추렀던 긴장들이 풀렸고 시간을 확인해보니 영화를 시작한 지 고작 30여분밖에 흐르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러닝타임이 2시간 24분인데 벌써 테러범이 잡히다니.. 그렇담 남은 시간들은 무엇으로 채워져 있을 지 궁금했습니다.
3. 브레이비크와 소파
브레이비크는 자신을 변호해 줄 변호사를 선임합니다. 경찰 취조실에서 브레이비크는 변호사의 입회 하에 경찰로부터 심문을 받습니다.이 심문 과정에서 눈을 뗄 수 없는 것이 있었습니다. 제 눈이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
77명의 무고한 사람을 사망케 한 짐승만도 못한 테러범이 푹신푹신한 소파에 앉아 피자와 콜라를 먹으며 취조를 받고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다보면 용의자에게 진술을 유도하기 위해 담배나 커피등을 제공하는 사례는 자주 보았기에 피자와 콜라까진 이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소파라니... 아무리 인권을 소중히 여기는 북유럽이라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습니다.
저 소파가 저같은 사람의 공분을 사기 위한 감독의 의도된 연출인건지, 사실고증에 의해 배치된 그냥 소품인건 지 헷갈렸습니다.
당연히 후자였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소파에 주의를 기울인 사람들이라면 대부분이 저처럼 몹시 화가 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4. 빌야르
충격적인 테러신이 끝난 후에 영화는 브레이비크의 재판과정, 브레이비크의 변호사 그리고 그에게 총을 맞고 죽을 위기에서 살아난 빌야르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중에서 영화는 빌야르가 어떻게 그날의 공포와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재판장에서 브레이비크를 마주하게 되는 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영화속 허구 캐릭터가 아니라 실제 인물의 이야기라 공감이 갔지만 미안하게도 너무 길고 지루했습니다.
브레이비크의 재판과정 역시 외국인을 추방하자는 극우 과격파 브레이비크의 어리광을 봐 주어야 하는 게 괴로웠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보통 영화였으면 교도관이나 검사, 경찰들이 브레이비크에게 욕설을 해대고 뺨이라도 때리는 장면이 있었을 텐데 이 영화에선 아무것도 없습니다. 국민의식의 성숙함때문인지 몰라도 너무나 FM으로 테러범을 다루는 모습에 몹시나 이질감을 느꼈습니다.
가장 분량이 짧았던 브레이비크의 변호사 이야기는 아쉬웠습니다. 쓰레기같은 테러범도 사람이라고 그를 변호하는 그에게 협박전화가 날아듭니다. 자녀들은 학교 안전을 위해 전학요청을 받게 됩니다. 인권을 다루고 싶다면 찢어죽일 브레이비크가 아닌 이 변호사의 직업윤리와 개인의 의식의 충돌과 갈등을 다루는 게 더 적절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5. 독방
당연하게도 브레이비크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습니다. 평생 독방에서.
본래 독방이라고 하면 쇼생크탈출에서 엔디가 갖혔던 햇빛도 들지 않는 암흑 그 자체인 공간을 상상할텐데 왠지 노르웨이의 독방은 다를거라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알았습니다.
앞서 소파의 충격이 커서 그랬는지 과연 이 자에게 평생 독방 수용이 얼마나 징벌적 의미를 가질 지 궁금했습니다.
제발 감독님 독방의 모습을 한컷이라도 보여주세요 하고 간절히 바랬습니다.
보지 않아도 어떠한 풍경일지 알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꼭 보고 싶었습니다.
6. 감상평
초반 30분은 압권이지만 그담부터 엔딩까지는 답답했습니다. 끝날 때까지 내내 소파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고 영화가 끝나자 몹시 화가 났습니다. 사형제도에 대해선 찬성하지 않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사형에 버금가는 죄를 지은 자에게 어느 수준까지의 인권을 제공해야 하는 지 혼란스러웠습니다.
가까운 최저임금제도를 예로 들자면 노르웨이의 인권은 시간당 2만원은 넘어 보였습니다.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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