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죽어도 선덜랜드 ( Sunderland till I die , 2018)


16/17시즌 선덜랜드 AFC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꼴찌를 기록하며 2부리그로 강등되었습니다. 선덜랜드 AFC는 한때 지동원이 이 클럽에서 뛰었고, 현재 기성용 선수가 몸담고 있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는 지역라이벌로 유명한 팀입니다.

죽어도 선덜랜드는 2부리그로 추락한 팀이 다시 1부 리그로 올라서기 위한 눈물겨운 몸부림과 이들을 응원하는 팬들에 대한 다큐멘터리입니다.

1. 이 다큐의 결말은 해피엔딩일까?

프리미어리그에 뛰는 축구팀들은 천문학적인 TV중계권 수익을 얻어 값비싼 축구선수들을 영입하고 근심걱정없이 클럽을 운영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2부리그로 강등되면 고액연봉의 선수들을 유지할 수 없어 임대 혹은 이적을 시켜야 하고 클럽에 다니는 직원들을 정리해고하여야만 합니다. 팍팍한 살림살이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합니다.

팬들역시 이제는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2부리그에서 뛰어야 한다는 실망감에 살 맛이 안나고 일부는 팀에 대한 애정을 거두기도 합니다. 그리고 팬들은 지역 라이벌인 뉴캐슬 유나이티드팬들의 조롱을 들어야만 하는 신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축구팀의 화려한 부활의 이야기를 기대하고 '죽어도 선덜랜드'를 시청할 것입니다. 하지만 왠지 이 다큐의 오프닝 분위기는 심상치가 않습니다.


2. 평생을 사랑할 수 있다는 건 축복일까 저주일까

한 교회 사제가 미사를 드립니다. 선덜랜드 AFC의 선전을 위한 예배에 많은 신자들이 기도를 드립니다. 붉고 하얀 세로 줄무늬의 선덜랜드 유니폼을 입은 그들의 모습은 비장하기만 합니다.

태어나서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축구장에 가서 처음으로 선덜랜드 AFC를 경험한 팬들의 축구팀에 대한 사랑은 동물들의 사랑과 흡사합니다. 세상에 나와 처음으로 본 이를 엄마로 생각한다는 오리새끼와 흡사합니다.

팀이 리그 꼴찌로 강등을 당해도, 2부리그에서도 형편없는 경기를 하고 , 눈앞의 티비를 부수고 싶을 정도의 큰 점수차로 져도 그들의 사랑은 변하지가 않습니다.

너무 사랑한 나머지 분노가 가득차 거리에서 난동을 피우고 선수들에게 갖은 욕이란 욕을 다 퍼붓지만 마지막에 팬들이 내뱉는 말은 한가지입니다.




팬이 작곡한 선덜랜드 AFC를 위한 노래 : Sunderland till I die


3. 나쁜 일들은 혼자서 오지 않는다.

전세계 모든 스포츠팀이 다 그렇겠지만 참 안되는 팀은 뭘 해도 안되는구나 란 생각을 합니다. 반드시 필요한 선수는 뛰어보기도 전에 부상을 당하고, 부족한 포지션을 매꿀 선수들이 갑작스레 떠나버립니다. 동료 선수들을 비난하며 팀 사기를 끌어내리는 일도 일어납니다.
1년간 호재보다 악재가 더 많이 생기며 팀은 한발 한발 아래로 끌어내려집니다.

그것을 지켜보는 팬들과 미디어는 연일 클럽을 비난하면서 선수들이나 팬들이나 점차 자신감을 잃어갑니다.

프리미어리그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은 저멀리 사라지고 이젠 3부리그로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해야 할 처지까지 놓이게 됩니다.


4. 축구는 사랑만으론 부족하다.

팬들의 한결같은 사랑과 지지가 있어도, 선수들이 가진 모든 것을 경기에 퍼붓는다 해도 경기의 결과는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결국은 누가 더 많은 돈을 가져 좋은 선수와 감독을 보유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선덜랜드 AFC는 지갑을 닫아버린 구단주(개자식)로 인하여 보유한 선수들을 팔고 직원들을 해고하여 마련한 닭똥같은 자금으로 팀을 운용해야만 합니다.

추락한 팀의 명성과 부족한 돈으로 선수 영입이 계속 실패하는 대표의 얼굴은 지쳐 쓰러지기 직전입니다. 아마 이 다큐를 찍게 된 이유도 한푼이라도 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일환일 것입니다.

에피소드4편쯤 보다가 저까지 화가 나 피파18을 켰습니다. 커리어모드에서 첨으로 선덜랜드를 골라 리그를 시작했습니다. 예전같으면 능력치가 낮은 선수들을 다 팔아치웠을 텐데 다큐에 나오는 선수들의 얼굴과 이름을 보는 순간 그냥 이 선수구성으로 리그를 하기로 맘 먹었습니다. 이제 리그 절반을 넘겼는데 순위는 11위입니다.


5. 총평
죽어도 선덜랜드는 축구를 사랑하고 구단 운영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흠뻑 빠져들 작품입니다. 형편없는 팀이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죽을때까지 사랑하겠다는 팬들의 마음엔 연민과 부러움까지 느꼈습니다.

스포츠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크고 놀라운 지 세삼 깨닫게 해주지만, 그 이면에는 어쩔 수없이 돈이라는 현실적인 벽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되었습니다. 스포츠에서 기적을 바란다는 것이 얼마나 순진한 것인지도 말입니다.

예고편

선덜랜드 팬들의 찬가 모음 영상



댓글 쓰기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