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만화] Winter's Edge (1997~2000) : Borealis(북북풍)

By Caitlin R. Kiernan & Shawn Mcmanus

Winter's Edge 시리즈는 DC 코믹스 산하의 Vertigo 코믹스의 겨울 홀리데이 시즌용 앤솔로지입니다. Vertigo에서 출간된 작품들의 짤막한 단편들 10편이 담겨져 있어 가성비가 아주 좋은 이슈입니다.


이 이슈를 구매한 가장 큰 이유는 사실 닐 게이먼이 쓴 Sandman : The Desire 때문이었습니다. 샌드맨 "서곡" 이후로 참으로 오랜만에 '욕망'을 만나게 되어 무척 반가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번역 소개를 드리고 싶지만 제 영어실력이 한심하기 짝이 없어 걱정부터 앞섭니다.

오늘 소개드릴 Borealis는 아마도 샌드맨을 읽고 난 분들에게 가장 궁금한 것중 하나일 까마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샌드맨에 등장하는 까마귀 메튜는 모르페우스의 전령입니다. 메튜는 자기 위로 수많은 선배들이 있는 걸 알지만 그들에 대한 이야기는 샌드맨에선 소개되지 않습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샌드맨을 좋아하는 팬들의 오랜 갈증이 조금 해소되길 바랍니다.

' 산 자들이 계절에 대해 꿈을 꾸기에 꿈결에도 계절이 있다. 그들이 눈에 대해, 겨울에 대한 꿈을 꾸면 이곳에도 겨울이 찾아온다. '

하늘 조각들이 떨어지고 있는거에요? / 아니란다, 테티스. 저건 눈이란다. 

다른 얘기를 해 주세요, 이브. 다른 까마귀들 얘길 해주세요.
너처럼 궁금증이 많은 까마귀는 첨이구나.

옜날 옜적에 인간이 도시를 세우기 전에 세상이 온통 눈뿐이였던 시절이 있었어.

 그리고 그 시절엔 거칠고 무시무시한 것들이 세상에 즐비했단다.

인간들은 거대한 곰이 태양을 집어삼켜서 세상이 영원토록 겨울이 된 거라고 믿었단다.
곰의 자식들이 어미를 지키고 있어 누구도 태양을 찾을 수 없고 곰의 배를 갈라 태양을 꺼낼 수 없다고 믿었지.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어머니 까마귀가 곰을 처치해 하늘에 다시 태양을 돌려놓을 구원자를 자기들에게 보내줄 거라 믿었단다.

진짜로요?
이건 이야기란다 테티스.
이건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란다. 그걸 들은 아이들이 다른 이들에게 전해주는 그런 이야기란다.

거대한 곰이 태양을 집어삼켰단다. 태양은 곰의 뱃속을 빨갛게 달궜지. 
하지만 곰은 절대 태양을 뱉지 않고 참았어. 곰은 까마귀가 자길 죽이러 보낼 용사를 기다렸단다.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곰은 까마귀의 아이들을 두려워하기 시작했어.

곰은 늑대들을 인간들의 마을로 보내 모든 아이들을 잡아먹도록 시켰단다.
그럼 까마귀가 용사를 구할 수 없을 테니까.

단 한명의 어린애도 살려둬선 안된다. 곰이 명령했단다,
애들의 뼈를 데령하겠습니다. 아버지 곰이시어 늑대들이 대답했어,

어른들이 마을로 돌아오고 아이들이 모두 죽은 걸 발견했단다.
남자 여자 할것없이 모두가 어머니 까마귀를 향해 울음을 터트렸어.
왜 늑대들이 우리 애들을 모두 해치게 놔두셨나이까?

그러자 어두운 구름들 속에서 어머니 까마귀의 음성이 들렸단다.

저들이 모든 아이들을 데려간 건 아니란다.

 I have left you ONE

그 아이의 이름은 아케야였단다. 그 애는 평생을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단다. 
마을의 샤먼은 아케야는 그 애의 목소리를 훔쳐간 바람의 영의 저주를 받은 소녀라고 했어.

까마귀가 사람들에게 말했단다.
그 애가 너희들을 구원할 용사다,
내가 이미 아케야에게 어디서 곰을 찾을 수 있는 지 일러주었다. 
그리고 그곳엔 아케야 혼자서 가야만 한다.

아케야는 혼자서 곰을 찾아 떠났단다. 떠나는 아케야를 보며 남자들은 그 애가 죽을거라고 수근거렸고, 여자들은 울음을 터트렸어.

태양을 증오하는 모든 영들이 아케야를 막아섰지만, 어머니 까마귀는 아케야가 모든 시련들을 견딜 수 있도록 그녀를 강하게 해 주었단다. 그리고 마침내 아케야는 곰이 사는 둥지에 도착했어.

그리고 아케야는 태어나 처음으로 입을 열었어.

Come Down and Fight ME.

아케야는 태양을 삼킨 곰에게 다시 소리쳤어.

I AM YOUR DEATH.

이윽고 곰이 나타나 아케야 앞에서 그르렁댔단다. 아케야는 무서웠지만 도망치지 않았어.
곰의 목소리는 산맥에서 울어대는 천둥소리같았고 발톱은 꽁꽁 언 대지를 먼지처럼 갈아버릴 만큼 날카로웠어.

곰이 아케야를 손에 쥐고 잡아먹으려 입을 벌렸어. 아케야는 겁에 질리고 말았단다.
그때 아케야는 곰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태양의 빛을 보았어. 그 햇살은 아케야가 봐 온 것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이었어.

바로 지금야 내 딸아. 

까마귀가 아케야의 귀에 대고 속삭였어.

태양이 다시 하늘로 돌아가고 까마귀는 배고픈 까마귀떼를 내려보내 곰을 먹어치우게 했어.
시간이 흘러 아케야는 위대한 샤만이 되었어.

여깄었구나 골디. 눈밭에서 길을 잃은 줄 알았어 골디. / meep(골디의 목소리)
안녕, 아벨. 안녕 주멜라(Jumela)
(스포지만 주멜라와 아벨은 쌍둥이 남매입니다.)

이야기는 그렇게 끝난 건가요?

그렇단다. 아케야는 오래오래 장수했단다. 아케야가 죽을 때 모르페우스(Lord Shaper)가 그녀에게 자신의 전령 까마귀가 되어달라고 제안을 했었단다.
그 애는 그렇게 두번째 전령 까마귀가 되었지.

아.. 아.. 아케야 얘길 하신거에요? / 맞아, 아벨. 테티스에게 다른 까마귀에 대해 얘기해 주고 있었어.

meep / 응 맞아. 골디. 전령까마귀는 가고일(골디의 종족)보다 훨씬 많이 있었어.
그리고 이건 비밀이니 아무에게도 말해선 안돼.

이브는 아케야를 추억하며 깃털이 떨어지듯 조용히 눈이 땅에 내려앉는 소리를 귀기울여 듣습니다. 이브는 곧 품 안에서 테티스는 잠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