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아메리칸 반달리즘 시즌2 (American Vandal Season2 , 2018)


과거에 넷플릭스 관련 기사에 단골처럼 등장하던 말 중에 빈지워칭(Binge-Waching)이 있습니다. 텔리비전 프로그램의 에피소드들을 연이어서 몰아보는 걸 뜻하는 말로 넷플릭스와 같은 서비스의 특징을 잘 나타내 주는 신조어라 생각합니다.

40대에 들어서니 아무리 흥미롭고 재미가 있어도 빈지워칭을 한다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집에 와서도 집안일을 돕고 아이와 함께 시간도 보내야 합니다. 다음날 출근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런 난관들을 극복해서라도 기여코 빈지워칭을 할 만큼의 재미를 주는 드라마는 참으로 드물 것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아메리칸 반달리즘 시즌2는 제가 오랜만에 빈지워칭을 하게 한 드라마입니다.

1. 똥테러범


사건은 11월 6일 화요일에 일어났습니다. 세인트 버나딘 고등학교 카페테리아에서 학생들은 점심을 먹던 중 갑자기 배가 몹시 아파왔습니다. 화장실을 찾아 가지만 이미 다른 학생이 자리를 차지한 후였습니다. 학생들 모두가 배를 움켜쥐면서 참아보지만 잠시뿐입니다.
결국 그들은 뱃속에서 나오려고 몸부리치는 대변의 전진에 굴복하고 맙니다.

교실 복도, 카페테리아 여기저기에 학생들이 선 채로 똥이 나오고 재수좋은 몇은 쓰레기통, 세면대 위에서 일을 봤지만 부끄러움과 수치심은 그대로입니다.

아메리칸 반달리즘 시즌2는 세인트 버니단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똥테러의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2. 빈지워칭


제 기준에 빈지워칭을 성공하기 위해선 두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번째로
시간입니다. 한 시즌을 돌파하기 위해선 전체 러닝타임이 짧게 들수록 성공확률은 높아질 것입니다. 한 에피소드의 러닝타임과 에피소드의 수가 중요합니다. 아메리칸 반달리즘 시즌2는 30여분 분량의 에피소드 8개로 구성되 있습니다. 6시간이면 됩니다.
6시간도 짧지는 않지만 여느 드라마에 비하면 도전의욕을 불러일으킬 만한 시간입니다.

두번째는 쉼없이 이어지는 한방입니다. 매 에피소드마다 늘어지지 않고 연이어 등장하는 갈등과 해소 그리고 마지막에 다음 편을 보고 싶게 만드는 충격이 지속된다면 사과나무에서 저절로 과일이 떨어지듯이 자신도 모르게 저절로 다음편을 클릭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매회 똥테러범으로 심하게 의심되는 인물들이 지목되고 이를 파헤칩니다. 이 녀석이 범인이었군 하고 생각하는 순간 새로운 사실이 등장하고 모든 것은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마치 마이클 코넬리의 소설을 보는 것 같이 흥미진진하고 반전과 반전이 숨어 있어 1편을 보는 분들은 멈출 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3. 연출


아메리칸 반달리즘은 페이크 다큐 드라마입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와 같은 형식으로 구성되어 처음엔 정말로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2편을 보고나서 잠시 검색을 해보니 아니란 걸 알았습니다.

그럼 그렇지 라고 생각했지만 진짜라고 생각될 만큼 등장인물들의 생생한 연기들과 장면연출이 훌륭했습니다. 누가 죽거나 다치진 않지만 상대방을 공포로 몰아넣기에 충분할 똥을 소재로 삼은 점에서 연출자의 세심한 선택이 좋았습니다.

너무 무겁지 않은 소재의 선택과 좋은 연기와 사회고발식 구성이 어우러져 빈지워칭을 마친 후에도 시간낭비였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똥테러범이 일으킨 사건들이 단순히 유희를 위한 것이 아닌 올바르지 못한 태도와 폭력이 숨겨져 있는 것도 맘에 들었습니다.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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