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스] Lucifer Vol.2 : The Thunder Sermon



Writer : Mike Carey
Artist : Dean Ormston



이완과 쉐릴은 차디찬 돌바닥에 주저앉아 있습니다. 며칠 째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아무 희망없이 차디차게 식어가고 있습니다.

이완은 대체 어쩌다 이지경에 이르렀는 지 기억을 더듬어 보고 있습니다.

이곳에 오자고 한 건 애초에 쉐리의 생각이었습니다.
어렸을때부터 이완과 쉐리는 소꼽친구였습니다.

이완, 뭔가가 내 맘을 끌어당기는 것 같아. 남쪽으로 가고 싶어. 그담엔 서쪽으로.
지금 당장 가야만 해.

쉐리의 어처구니 없는 말에 황당했지만 그래도 이완은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그곳에 대한 꿈을 꿨어. 그게 뭐였는 지 설명하긴 힘들지만 너도 가보면 알게 될거야.
지도없이도 갈 수 있을 것 같아. 
그곳은 동화에 나오는 환상의 장소야. 내가 그곳에 초대를 받은 거야.

그리고 두 사람은 루시퍼의 집 럭스(LUX)에 도착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루시퍼가 지내고 있는 럭스(LUX)는 손님들로 북적입니다.
단 몇분이라도 그와 얘길 하기 위해 초조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루시퍼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지만 그는 그들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눌 마음이 없습니다.

난 여기 있는 당신들을 초대한 기억이 없소.  
내 집에 문을 없앤 건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오.

당신들은 아마도 나로선 견디기 힘든 청원들, 약속들, 협박, 제안을 가져왔을 테지만 난 지금 아무 관심이 없소.

실은 저는 루시퍼 공께 드릴 정보가 있어 왔습니다. 

파라몬드에 이어 천사도 루시퍼에게 말을 꺼냅니다. 

내 경우엔 난 초대를 받았다고 생각하네.

파라몬드와 천사에 뒤이어 이제 다들 용기를 내어 루시퍼에게 말을 꺼내봅니다.

그만! 파라몬드하고만 얘기하겠어. 그담엔 내 형제하고.
나머진 내 시간만 축내고 있을 뿐이야.

루시퍼가 자리를 뜨고 방을 나설 때 마지킨이 묻습니다.

내 형제들(LILIM)은?
알았어, 옛정을 봐서 할게. 
 
쉐리! 여길 기어오르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아.
이 집엔 문이 없어. 안에 들어가려면 이 방법밖에 없어.

누가 우릴 보기라도 하면 어떻하지?
그래서 산타모자를 쓰고 있는 거잖아. 
정상에 먼저 오른 쉐리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놀라고 맙니다.

오 세상에 이완, 너도 빨리 이걸 봐봐!



제 위치에 있다보면 여러가지를 듣게 됩니다. 루시퍼공.
누군가가 당신을 죽이려 계획을 꾸미고 있습니다.

그런 자는 늘 있었네.

하지만 이 자는 아주 오래전부터 계획을 꾸미고 있습니다. 이미 상당히 진행이 되었답니다.
제가 그들의 메시지를 탈취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당신을 이미 죽은 거나 마찬가지인 것처럼 여기고 있었습니다.

이 위협을 가벼이 생각지 말아 주십시오. 정말로 위험해보입니다.

나 역시 가볍게 생각하지 않아. 이미 그런 시도들은 많이 겪어보았으니.
 

파라몬드의 알현을 마친 루시퍼는 이제 마지킨의 형제들이자 종족인 리림(LILIM)의 대표를 만납니다. 리림의 군대를 통솔하는 미스란은 자신의 검을 루시퍼에게 바칩니다.
(미스란은 아담의 첫번째 아내였던 릴리스의 아들입니다.) 

이 검을 받아 주십시오. 리림의 백만 군대가 공에게 충성하겠습니다.
아침의 별(Star of Morning)이시어, 저희를 빛으로 이끌어 주소서.

미스란, 자넨 지금 나랑 아무 카드도 없이 포커를 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야.
자네들에겐 내가 필요한 게 단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아.

저희들에겐 백만의 전사들이 있습니다.
공이 창조하신 새 우주의 국경은 영원에 닿아있습니다. 
그걸 지킬 군대가 필요하지 않으십니까?  

영원이란 말을 썼는데 자넨 그곳에 가 보긴 해봤나?
시간과 공간은 의식의 확장에 불과해. 의지의 문제라고. 
그 말은 곧 영원이란 건 그저 지엽적인 현상일뿐이라는 거야.

난 이미 내 군대가 있네. 내 군대는 자네들보다 백만배는 더 거대하다네.

루시퍼는 미스란과 그의 민족에게 수치심을 주는 걸로도 모자라 미스란의 검을 두동강까지 내고 맙니다. 


루시퍼의 가혹한 모욕에 미스란은 고개를 떨궈 나가고 그 모습을 마지킨이 지켜봅니다.

거절했군요.
당연하지.


리림은 제 형제에요. 하느님도 당신도 그들을 버려두고 잊어버렸죠. 하지만 그들은 견뎠어요.
잊지 말아 주세요.

루시퍼는 이게 마지킨과의 마지막이란 걸 직감합니다.

Goodbye Mazikeen 

(* 리림은 아담의 첫번째 아내인 릴리스가 낳은 아이들입니다. 그럼으로 리림은 민족이자 모두 형제들입니다. 마지킨 역시 릴리스가 낳은 자식입니다.)


루시퍼의 집 안에서 두 사람은 한동안은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길을 잃고 먹을 게 떨어지자 점점 초조해 지기 시작합니다. 

내게 생각이 떠올랐어. 계속 아래로 내려가는거야. 1층에 도착하면 바닥을 파자. 
물을 마실 수 있는 수도관이라도 나올테니.

만약 여기가 1층이면 어떻해? 창문이 없어 몇층에 있는 지도 모르잖아. 벌써 18시간째야.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었어? 시계가 죽어버려 몰랐어.

분명 누군가 우릴 발견할거야. 시간문제야.

이완은 위에서 떨어지는 깃털을 바라볼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루시퍼는 자신의 형제 중 하나인 미카엘을 만납니다.
아버지 하느님을 모시는 자들 중 미카엘보다 강한 자는 없습니다.

둘은 말없이 천둥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천둥 소리에서 말씀을 들었던 게 부처였나?
그건 우파니샤드였어.
 

미카엘은 루시퍼가 창조한 우주를 문 넘어 바라봅니다.

정말 아름답군. 감싸안기는 것같은 기분이 드는군.
흥미로운 반응이로군. 자네가 우주에 구멍을 내면 모든 것들이 그 구멍으로 빨려들어갈텐데.

내가 그럴 수 있다는 걸 알테니 아마도 자넨 안전장치를 마련해 뒀겠군.

아버지(GOD)께서 말씀을 하셨어.  


대화 중에 내 이름이 나오기라도 했나?
아버지는 너가 이이상 진행하지 않길 바라셔. 
이 우주엔 오직 단 하나만의 창조만이 있어야 해.

아버진 다른 창조는 허락하지 않으실거야.


허락이라고?
미카엘, 내게 무슨 말을 하는 거지? 넌센스야.
아버지의 관할은 여기까지야. 저 문 뒤로는 내 거라고.

아버지는 내 우주에 대해 왈가불가할 권리가 없어.

아버진 너의 창조자셔. 형제여. 규칙은 그분이 정하시는 거지, 자네가 아니야.
그러니 자네가 창조한 건 그분의 것이야. 

유감이네. 


나도 마찬가지야. 자네보다 내가 더 유감스러워.
난 행여나 형제들 중 자네만은 아버지에게 안됀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있을 줄 알았어.

아버진 자네의 대답을 요구하시네.


아버지에겐 내가 대답을 하겠네.
아버지의 귀를 영원히 따갑게 할 대답을 드릴거야.



루시퍼, 넌 아버지께 맞설 수 없어.
난하고 싶은대로 얼마든지 할 수 있어.

걱정할 거 없으니 넌 천국으로 돌아가.
아버지에게 전해. 내 대답을 받을거라고


지금 뭘 하는 거야? 문에다 무슨 짓을 하는 거지?
영원에 대해 생각해보게. 
시간과 공간으로 문을 접고 있어.
이제 모든 세상에 이 문을 개방할 거야.

이제 내 우주는 모두의 것이 되었어.
아버지의 세상을 원치 않는 자는 누구든 내 세계에 들어올 수 있어.

이게 바로 천둥 속에서 내가 깨달은 설교야.
천둥이 말하는 건 단 한마디뿐이야.

폭풍이 얼마나 가까이 왔는 지 말해줄 뿐이야.

움직일 힘도 말할 힘도 없는 이완의 옆에 루시퍼가 천천히 지나갑니다.

이완은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짭니다.

돌아와주세요. 밖으로 나가려면 어떻...
제발요, 제 여친좀 구해주세요.

네 여자친구는 이미 죽었어. 너희들이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물을 마시고 3일이 지났어. 
너도 죽어가고 있어. 곧 네 신장 두쪽이 다 망가질 테니.

오 하느님 이 어린 양을 돌봐주세요...

내 집에 노크도 하지 않고 함부러 들어와서 그에게 기도를 드리겠다고?

아버지땜에 잔뜩 화가 나 있는 루시퍼는 철부지의 애원에 기가 찹니다.


루시퍼는 자신이 창조한 우주를 다른 이들과 공유할 맘이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부당한 요구에 루시퍼는 명백한 반기를 듭니다.

이제 자신뿐만 아니라 하느님을 거부하는 모든 이들이 루시퍼의 세계로 올 것입니다.

천국의 절반을 이끌고 아버지와 전쟁을 벌인 루시퍼는 이제 두번째 전쟁을 일으킨 것입니다.


그리고 바사노(BASANO)가 루시퍼에게 전한 예언이 실현되었습니다.
바사노가 억겁의 시간동안 기다려 온 순간이 마침내 도래했습니다. 

마침내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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